사우디아라비아,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로 외교적 입지 강화
By Kristian Coates Ulrichsen
Published: March 14, 2025
사우디아라비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약 3,200km 떨어진 중동 국가로, 정치적으로도 동유럽 분쟁과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 사우디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가장 중요한 휴전 협상의 중재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이 분쟁 해결을 주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진행되는 장소는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Riyadh)입니다. 이는 사우디가 국제 외교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미국-우크라이나-사우디 간 외교적 움직임
2025년 3월 10일, 사우디의 실질적 최고 권력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와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월츠(Mike Waltz)가 이끄는 미 대표단과 개별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튿날 사우디 고위 관리들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 간 대면 회담을 주선했으며, 그 결과 현재 모스크바에서 검토 중인 30일간의 임시 휴전안이 도출되었습니다.
이는 불과 몇 주 전, 백악관에서 열린 젤렌스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JD 밴스 부통령 간의 회담이 실패로 끝난 것과 대비됩니다. 푸틴 대통령이 이 제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했으나 세부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힌 가운데, 실제 휴전이 성사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사우디의 외교적 변신
사우디아라비아는 2022년부터 중동 및 이슬람 세계의 중재국 역할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MBS는 과거 예멘 개입, 카타르 봉쇄, 레바논 총리 감금 등의 강경 정책으로 비판받았으나, 최근 외교적 접근법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사우디는 이란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며 가자 지구와 수단 내전과 같은 주요 국제 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외교적 행보는 사우디의 국제적 이미지 회복과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중립적 위치 유지
사우디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와 서방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우디는 2022년 러시아와 함께 OPEC+를 통한 원유 감산 정책을 조정해 러시아 경제 제재 완화를 돕는 한편, 같은 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초청하기도 했습니다.
2023년에는 리야드에서 40개국 대표단이 참석한 우크라이나 관련 국제 회의를 개최했으며, 이후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포로 교환 중재에도 성공했습니다.
사우디의 글로벌 외교적 목표
사우디는 단순히 인도주의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국제 외교 무대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이 재개될 경우, 사우디가 협상 테이블에 포함되기를 원할 가능성이 큽니다.
2016년 이란 핵합의(JCPOA) 당시 사우디는 협상에 참여하지 못했으며,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합의를 파기한 이후 미국과 이란 관계는 단절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이란과의 새로운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사우디가 중재자로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결국, 사우디의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역할은 단순한 외교적 제스처가 아니라, 자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향후 중동 문제에서 더 큰 발언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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